금연보조제 부작용 및 챔픽스의 자살 부작용 논란… 문제 제기
미국선 우울증 2천여건 소송 제기 국내서는 안전성 서한만 배포… 불법유통 활발, 복약지도는 부족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는 니코틴 패치, 껌의 부작용 및 화이자의 금연보조제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의 자살 부작용에 대해 언급했다.
* 니코틴 패치 및 껌에도 많은 부작용이 있다.
* 챔픽스의 부작용 위험성
번번이 금연에 실패하다 2008년부터 챔픽스를 복용한 한혜인씨(34, 가명)는 복용 뒤 나타난 원인 모를 두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고, 10가지가 넘는 검사 끝에 뇌혈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더 큰 부작용 의심 증상은 따로 있었다. 한씨는 “사람이 점점 모든 것이 하기 싫어지고 우울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나 우울증인가?’ 이런 생각 전혀 못했죠”라면서 우울증 증세가 심각했음을 전했다.
2006년부터 미국에서 ‘챈틱스’라는 제품명으로 시판돼 화이자의 매출을 끌어올린 바레니클린은 시판 뒤 부작용 관련 소송으로 2,000여건이 제기됐다.
2011년 11월 발표된 ‘금연 요법의 자살 행동과 우울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FDA에 보고된 3,429건의 자살·자해 행동 또는 우울증의 사례들 중 2,925(90%)건은 챈틱스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고서를 발표한 미국 웨이크포리스트 메디컬 센터 커트 퍼벌그 교수 연구팀은 “챈틱스는 보고된 우울증과 자살·자해 행동에 실질적, 통계적으로 상당한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미국FDA는 블랙박스 경고를 통해 챈틱스(국내 판매명 챔픽스)를 복용한 사람 가운데 일부는 이상행동, 불안, 우울증상, 자살 충동 등을 겪을 수 있다고 발표해 신경 정신병학적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렸다.
이 같은 부작용은 국내에서도 보고됐다. 한국금연연구소에서는 챔픽스 처방의사로부터 61세 남성이 챔픽스를 1개월간 복용한 뒤 투신한 것 같다는 제보가 입수됐다.
그러나 식약처에서는 국내에서 챔픽스와 관련된 자살의심에 대한 첫 사례가 보고된 뒤 2008년 안전성 서한만 배포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챔픽스) 부작용 보고 사례 자체는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모든 사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 개발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식약처 관계자는 “한국화이자에서 식약처에 부작용을 보고한 사례는 대부분 오심, 구토라든가 위장관계 부작용이 대부분이지만, 부작용 보고 800여건 중 약물과 부작용 간의 인과관계가 규명된 것은 현재까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방송진은 “식약처가 조치한 것은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것이 전부”라면서 “챔픽스와 부작용 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미옥 전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장은 “이 약이 금연 효과가 없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효능, 효과에 방점이 찍혀있다 보니까 안전성 문제나 유해성 문제에 있어서는 항상 뒷전으로 밀려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방송진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불법적으로 버젓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병원, 약국 12곳 중 챔픽스 관련 부작용을 제대로 설명해준 곳은 단 1곳뿐이었다.
방송진은 “처방 뿐만 아니라 사후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기관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 보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만에 하나 그 부작용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만한 심각한 것이라면 해당 기관은 보다 성실하고 투명하게 사실을 공개하고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소비자 또한 금연보조제를 이용할 때 반드시 부작용을 확인하고 보다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