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고 귀가해도 자녀에게 독성 전달
집 밖에서나, 자녀가 집에 없을 때 담배를 피워도 미세한 담뱃진이 제3자에게 전달돼 자녀가 담배의 독성에 노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부속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어린이병원의 조나단 위니코프 박사팀은 2005년 성인 1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습관과 간접 흡연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소아과학(Pediatrics)’ 저널 1월호에 발표했다.
위니코프 박사는 흡연자가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실내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담배의 독성이 머리카락이나 옷에 여전히 남아있어서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든 전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현상을 ‘3차 흡연’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기어 다니는 아기는 담배 독성이 미처 빠져 나가지 않은 실내와 접촉되는 면이 많고 담배를 핀 부모의 오염된 입이나 옷 등에 접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담배에 더 쉽게 노출된다.
위니코프 박사는 “젖먹이를 키우는 엄마가 담배를 피우면 담배의 독성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으므로 차라리 분유수유를 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독성물질 관리 단체인 국립독물프로그램에 따르면 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가스나 금속 물질 등 인체에 해로운 성분은 무려 250여 가지나 된다. 이 가운데 페인트 성분인 톨루엔, 강철을 만들 때 사용하는 크롬, 전지를 만들 때 쓰는 카드뮴,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210, 시안화 수소, 일산화탄소, 부탄, 암모니아, 비소, 납 등은 제일 위험한 발암성 물질 제 1그룹으로 분류된다.
연구 대상자들은 간접흡연의 피해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실내에서 피우지 않아도 아이가 3차 흡연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경우는 적었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간접흡연의 피해에 대해 비흡연자의 95.4%, 흡연자의 84.1%가 동의했다. 그러나 3차 흡연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비흡연자가 65.2%, 흡연자는 43.3%만이 동의했다. 이와 별도로 가정 내에서 흡연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규칙은 비흡연자는 88.4%, 흡연자는 26.7% 만이 실천했다. 흡연자든 비흡연자든, 3차 흡연이 어린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한 사람은 집안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규칙을 더 잘 실천하는 경향이 있었다.
위니코프 박사는 “실내 흡연을 모두 제한해도 자녀에게 담배로 인한 피해가 올 수 있다는 3차 흡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알아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담배 규제 캠페인이나 프로그램, 금연클리닉 등에서는 이 같은 담배의 해로움을 부각해 금연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